정당방위’와 ‘과잉방어’의 경계 : 법이 허용하는 방어의 한계

 


살면서 누구나 예기치 않은 위협 상황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갑작스럽게 폭력을 행사하려 하거나, 가족이 위협받는 장면을 목격한다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방어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때 법은 정당방위라는 이름으로 일정 범위 내의 방어행위를 허용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어디까지가 정당방위이고 어디서부터가 과잉방어인지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정당방위’와 ‘과잉방어’의 법적 기준, 실제 사례, 그리고 실생활에서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정당방위란 무엇인가요?

정당방위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취한 방어행위를 말합니다. 이는 형법 제21조 제1항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형법 제21조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 대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현재의’, ‘부당한’, ‘상당한 이유’입니다. 다시 말해, 방어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정당방위의 3대 요건

  1. 침해의 현재성: 위협이 과거의 일이거나 단순한 언쟁 수준이라면 해당되지 않습니다.

  2. 침해의 부당성: 상대방의 행위가 위법하거나 사회 통념상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3. 방위행위의 상당성: 상황에 비례하여 필요한 수준의 방어여야 합니다.


과잉방어란 무엇인가요?

과잉방어는 정당방위의 요건 중 ‘상당성’을 넘어서 방어 행위가 지나치게 이루어진 경우를 말합니다. 즉, 방어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그 방법이나 강도가 과도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상황입니다.

형법 제21조 제2항에서는 이렇게 규정합니다.

형법 제21조 ②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이는 완전한 면책은 아니며, 감경 혹은 면제의 여지가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과잉방어로 판단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정당방위 vs 과잉방어 — 실제 사례로 보는 경계선

사례를 통해 두 개념의 차이를 살펴보면 보다 명확해집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된 사례

A씨가 밤늦게 귀가 중 골목에서 낯선 남성이 흉기를 들고 위협하자, 근처에 있던 벽돌로 남성의 머리를 가격해 제압한 사건. 법원은 “급박한 위협에 대응한 불가피한 방어행위”로 보고 정당방위로 인정.

과잉방어로 인정된 사례

B씨가 술자리에서 시비 끝에 상대방이 멱살을 잡자 흉기로 복부를 찔러 중상을 입힌 사건. 법원은 “멱살잡기 수준의 위협에 비해 흉기 사용은 과도했다”고 보고 과잉방어로 판단.

이처럼 위협의 수준과 방어의 강도 간의 균형이 가장 핵심적인 판단 요소입니다.


법적 기준은 현실과 다르다 — 한국 문화에서의 착각

우리 문화에서는 ‘가족을 위해서’, ‘억울하니까’, ‘상대가 먼저 시비 걸었으니까’ 라는 정서적 반응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법은 감정이 아닌 객관적 사실과 비례성을 따집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 싸움이 끝난 후 복수성으로 행한 반격

  • 상대가 도망치려는 상황에서의 추가 공격

  • 흉기, 도구를 사용한 과도한 방어행위

  • 제3자 개입 시 불필요한 폭력 행사


실생활에서 기억해야 할 5가지 팁

  1. 위협이 실제로 ‘현재’인지 점검하세요.

  2. 언제나 ‘최소한의 방어’를 먼저 고려하세요.

  3.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주변 도움을 우선 요청하세요.

  4. 행동 전과 후의 상황을 기록하거나 증거를 남기세요.

  5. 사건 발생 시 빠른 법률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어는 권리이자 책임입니다

정당방위는 위협에 대한 최소한의 자기 보호권을 인정하는 법적 장치입니다. 그러나 그 권리는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으며, 과잉방어라는 이름으로 얼마든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당방위를 단순히 “맞서 싸울 권리”가 아닌, “위법행위에 대한 절제된 자기보호”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협 상황에서도 법의 기준을 의식할 줄 아는 시민의식,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방어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