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동의서, 서명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가족이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거나 치료를 받을 때, 보호자로서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의료행위동의서를 마주했을 때입니다. 때론 하루에도 몇 번씩 사인을 요구받는 경우도 있는데, 막상 내용을 읽어보면 전문용어는 어렵고, 상황은 급박하기까지 합니다.
도대체 뭘 동의하라는 건지 정확히 알기 어렵죠. 하지만 이런 문서일수록 대충 넘기지 말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의료행위동의서에 서명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병원에서는 익숙한 일이지만,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생소하고 막막할 수 있기에, 이해하기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진짜 이 수술이 꼭 필요한가요?
동의서에는 수술명과 진단명이 들어있지만, 이게 과연 꼭 필요한 수술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진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다른 방법은 없나요? 이 수술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수술은 항상 마지막 수단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수술이든 시술이든,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설명을 듣고 이해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디를 절개하는지, 어떤 기구를 사용하는지, 마취는 어떻게 하는지 등의 기본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설명을 듣고도 이해가 어려우면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여달라고 요청해도 됩니다.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어떤 위험이 있을 수 있나요?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면서도 쉽게 묻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수술이나 시술에는 언제나 일정한 위험이 따릅니다. 출혈, 감염, 마취 부작용, 심한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하세요.
의사가 바뀌면 어떻게 되죠?
요즘은 '유령수술'이라는 말도 뉴스에 자주 나올 만큼, 수술을 누가 집도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설명해준 의사가 실제 수술도 집도하는지, 혹시 중간에 바뀔 가능성은 없는지, 있다면 사전에 동의받는지 확인하세요. "설명해준 선생님이 수술도 하시나요?" 이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
혹시 수술 도중 계획이 바뀌면요?
수술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수술 방법이나 범위를 바꾸게 될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호자에게 알리는지, 미리 어느 정도까지 동의해두는 건지도 체크해야 합니다.
수술 후 회복은 어떻게 되나요?
수술을 마쳤다고 끝이 아닙니다. 회복까지가 치료입니다. 입원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언제쯤 퇴원할 수 있는지, 이후에 재활치료나 약 복용이 필요한지도 설명을 들어야 합니다.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도 물어보세요.
이건 꼭 문서에 써 있어야 해요
동의서에는 반드시 구체적인 수술명, 수술일, 설명한 의사 이름, 설명을 들은 환자 또는 보호자의 서명이 있어야 합니다. 보호자가 서명할 경우, 그 사유(예: 환자가 의식 없음 등)도 명확하게 적혀 있어야 하고요. 설명을 듣고 나서 날짜가 오늘 날짜인지, 빈칸 없이 다 기재됐는지도 체크하세요.
사본 요청도 가능해요
의료기관에서는 보통 동의서를 원본으로 보관하지만, 요청하면 복사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분쟁이 생기거나 기억이 흐려질 경우를 대비해 사본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충분히 물어보고, 천천히 결정하세요
의료진이 급하게 설명을 하거나 당장 서명하라고 압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명은 설명을 충분히 듣고, 이해한 뒤에 해야 합니다.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도 환자나 보호자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동의하는 것은 진정한 동의가 아닙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메모를 하거나, 한 번 더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당연히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동의서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환자의 권리를 지키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무조건 서명하지 마세요. 꼼꼼히 읽고, 따져보고, 물어보세요. 그것이 결국 환자를 위한 길이며, 보호자의 후회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