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교통사고 대처법, 형사처벌과 민사책임 사이의 선택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단순한 교통 위반이 아니라, 엄연한 범죄입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기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사회는 음주사고 가해자에게 유독 냉담합니다. 실수로 보기엔 그 책임이 너무 무겁다는 공감대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현실 속에서, 특히 가해자가 된 사람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죄책감과는 별개로 법적 책임을 어떻게 마주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때가 찾아옵니다. 스스로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지를 바로 아는 것. 그것이 결국 가장 책임 있는 자세가 될 수 있습니다.


음주사고 직후, 반드시 해야 할 조치들

사고가 발생한 직후,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인명 구조입니다. 피해자가 있다면 즉시 119에 연락하고 구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는 도의적인 차원을 넘어서 도로교통법 제54조에서 규정한 '구호조치 의무'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뺑소니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으므로 절대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다음으로는 경찰에 신고하여 사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음주 상태였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도주를 시도하면, 단순 음주운전 사고가 아니라 도주치상죄, 허위진술죄, 심지어 증거인멸 혐의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사건의 규모를 바꿉니다.


형사처벌, 피해자와의 합의가 관건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형사처벌이 불가피한 범죄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처벌 대상이 되며, 사고가 발생했다면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돼 가중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음주사고가 실형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피해자와의 합의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충분한 보상과 진심 어린 사과가 이루어졌다면 재판에서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으로 선처받을 가능성이 생깁니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쥐여준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사과의 태도, 후속 치료비 부담 여부,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진지한 공감까지 모두 재판부의 판단 요소입니다. 합의는 금전적 거래가 아니라 ‘신뢰 회복의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민사책임, 보험으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책임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피해자는 치료비, 위자료, 일실수익 등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는 보험회사에서 일부 보상하더라도 가해자가 직접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음주운전 사고는 자동차보험의 면책 사유에 해당하여, 보험사에서 대인·대물 보상은 하더라도 나중에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보험처리로 끝났다고 안심했다가 수천만 원의 구상청구를 받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자기부담’의 문제가 아니라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는 점, 반드시 인지하셔야 합니다.


변호사 선임, 타이밍이 생명이다

많은 분들이 사고 초기에는 당황한 나머지, ‘나중에 변호사 선임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매우 위험한 판단입니다. 음주운전 사고는 초기 진술 내용, 현장조사, 피해자와의 접촉 등 모든 것이 추후 형사처벌에 영향을 줍니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나중에 아무리 좋은 변호사를 만나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사고 발생 직후, 조사 전에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특히 형사전문 변호사라면 경찰 조사에서부터 적절한 진술 가이드를 제공하고, 피해자와의 합의 과정도 함께 조율해줄 수 있습니다.


후회는 늦기 전에 해야 한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사람은 누구나 ‘왜 그때 마셨을까’라는 후회를 남깁니다. 하지만 진짜 후회는 그 순간이 아니라, 그 이후의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자신의 잘못을 정확히 인식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법적 책임을 성실히 감당해 나가는 자세야말로 가장 책임 있는 태도입니다.

형량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있는 대응. 그것이 결국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아가 사회 전체가 회복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